미스 반 데어 로에(Mies van der Rohe)는 ‘Less is More’라는 메시지로 현대 미니멀리즘의 방향을 이끈 건축가다. 그는 구조·비례·빛·재료를 가장 단순한 방식으로 배열해 공간의 본질을 드러냈고, 바르셀로나 체어와 파빌리온은 그 철학을 대표적으로 보여준다.

Less is More, 미니멀리즘의 원형이 된 한 문장
미스 반 데어 로에(Mies van der Rohe)는 “Less is More”라는 문장을 남기며 미니멀리즘의 본격적인 출발점을 만들었다. 이 문장은 단순히 ‘덜어내라’는 의미가 아니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형태를 줄이는 기술이 아니다. 남겨진 것들이 서로 어떤 관계 안에서 존재하는가였다. 선 하나, 면 하나, 기둥 하나까지. 로에는 그 요소들이 만들어내는 비례·긴장·균형에 집중했다. 그래서 그의 작업은 단순히 비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공간 속에서 구조의 힘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방식으로 완성된다. 미니멀리즘을 단순화로 오해하는 흐름 속에서, 로에는 “본질만 남기되, 그 본질을 가장 깊게 만들라”는 기준을 세운 셈이다.
구조의 질서를 드러내는 건축, 선과 면의 정교한 조율
미스 반 데어 로에(Mies van der Rohe)의 건축물은 복잡한 장식을 배제하고, 기둥·바닥·천장 같은 구조 요소만으로 공간을 완성하는 방식이 특징이다. 바르셀로나 파빌리온, 레이크 쇼어 드라이브 아파트, 판스워스 하우스에는 불필요한 선이 없다. 그는 구조를 숨기지 않고, 오히려 ‘보여주는 방식’으로 공간의 질서를 만들었다. 예를 들면기둥은 얇고 조용하지만 정확한 위치에 서 있고 유리와 금속은 면과 선을 명확하게 구분한다. 또 벽은 공간을 구획하기보다 시선을 유도하는 요소가 된다. 이러한 접근은 형태가 아니라 구조 자체로 미니멀리즘을 구축한 대표적 사례다. 그의 건축은 단순함이 아니라 계산된 질서로 이루어진 공간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도 무너지지 않는 힘을 가진다.
비어 있는 공간의 힘, 여백을 건축의 중심으로 놓다
미스 반 데어 로에(Mies van der Rohe)에 주목하는 이유가 있다. 바로 ‘비어 있는 공간’을 단순한 공허로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에게 여백은 빛이 흐르는 길이며, 구조가 숨 쉬는 시간이자, 사용자의 움직임이 잠시 멈추는 지점이었다. 그래서 그의 건축에서는 여백이 단지 비어 있는 영역이 아니라, 공간의 리듬을 만들어주는 중심 역할을 한다. 대표적으로 판스워스 하우스를 꼽을 수 있다. 유리 벽을 통해 들어오는 빛과 그림자가 집 안의 바닥과 구조를 따라 움직이면서, 건물은 시간과 함께 살아 있는 건축처럼 변한다. 이 정교한 여백 덕분에 로에의 공간은 차갑지 않고, 오히려 자연과 이어지는 조용한 서정성을 갖는다.
바르셀로나 체어, 조형적 미니멀리즘의 상징
미스 반 데어 로에(Mies van der Rohe)를 이야기할 때 '바르셀로나 체어'를 빼놓을 수 없다. 이 의자는 단순한 가구가 아니라 건축과 조형의 중간 지점에 놓인 물건이다. 곡선을 최소한으로 다듬은 프레임, 절제된 가죽 쿠션, X자 형태의 구조적 긴장감이 대표적이다. 이 조합은 ‘선·면·재료’만으로 미니멀한 조형을 만드는 로에의 방식을 그대로 보여준다. 바르셀로나 체어가 현대 인테리어에서 여전히 상징적 존재감을 유지하는 이유는, 화려함을 제거한 자리에 구조의 완성도가 남기 때문이다. 즉, 로에는 가구 안에서도 “Less is More”를 조형 언어로 증명해냈다.
미스의 미니멀리즘이 오늘 다시 읽히는 이유
오늘날 미니멀리즘 공간이 ‘정돈된 삶’을 상징하게 된 데에는 미스 반 데어 로에(Mies van der Rohe)의 영향이 크다. 그가 만든 미학은 유행을 넘어 ‘기준’이 되었고, 형태가 아닌 구조 중심의 간결함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의 미니멀리즘은 '직선의 긴장', '재료의 본질', '비례의 정확함', '여백의 기능', '구조의 질서' 다섯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이 요소들은 로에의 건축에 머물지 않고, 현대 가구·제품·공간 전반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래서 그의 미니멀리즘은 단순한 스타일이 아니라, 공간을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단순함이 아니라 질서의 미학
미스 반 데어 로에(Mies van der Rohe)는 미니멀리즘을 ‘덜어내기’로 설명하지 않았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요소들의 관계를 명확히 정리하는 일이었다. 여백은 무심한 빈 공간이 아니라 구조를 강조하는 장치가 되고, 선과 면은 장식이 아닌 질서를 만들기 위한 도구가 된다. 그래서 그의 건축은 지금도 여전히 현대적이고,
미니멀리즘이 시대마다 새롭게 해석되는 과정에서도 중심에 서 있게 된다. 'Less is More'이 메시지는 단순한 명언이 아니다. 디자인이 본질로 돌아가기 위해 필요한 가장 정교한 원칙이었다.